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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은 잔인한 달! 4월은 잔잔한 달?

돈the리치 2023. 3. 27.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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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는 말은 지금도 4월이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는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왜 만물이 소생하는 봄, 그것도 화려한 봄꽃향기를 보고 느낄 수 있는 4월이 잔인하다는 걸까?

물론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4월에 안 좋은 일이 일어 나기도 했다. 1948년 제주 4·3 사건, 1960년 4·19 혁명,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등이 그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이 '보릿고개가 제일 높다'라는 속담이 조선 왕실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가난한 백성들은 식량이 떨어지는 보릿고개를 넘기는 게 가장 힘드니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고개는 보릿고개라고 말한 영조의 두 번째 왕비인 정순왕후의 간택 과정과 관련된 일화이다.

보릿고개는 쌀이 떨어지는 시기와 보리가 수확하는 시기인 5~6월 까지의 사이에 양식이 바닥이 나고 먹을 게 없어 극심한 배고픔을 겪기 때문에 유래한 말이라고 한다.

4월은 잔인한 달

보릿고개가 있는 봄보다 비축한 식량이 있는 겨울이 낫다는 역설적인 의미

(블로그주인의 자의적 해석)

T. S. Eliot

 

4월은 잔잔한 달

봄이라고 너무 들떠서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차분히 맞이하자는 의미

돈The리치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기억과 욕망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대지를 망각의 눈으로 덮어주고

가냘픈 목숨을 마른 구근으로 먹여 살려 주었다.

시작부터 우리가 잘 아는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사실 이 시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433행이나 되는 긴 시이고 시인이 직접 붙인 주석만도 50개나 되는 어려운 시이다.

그래서일까.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는 표현만으로는 그 뜻을 정확하게 가늠하기기 어렵다. 그 뜻을 제대로 알려면 이 시 전체를 읽어야 할 것 같다.

T. S. 엘리엇(Eliot)은 미국 태생의 영국 시인이다.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은 그의 유명한 시 <황무지(The Waste Land>가 그 출처이다.

4월만 되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읖조리게 되는 이 구절을 그동안 아무런 생각없이 정말 잔인해서 잔인한 달이라고 생각했는데 봄도 좋지만 겨울이 더 좋을 수가 있고, 낮이 좋지만 밤이 더 좋을 수가 있고, 젊음이 좋지만 늙음이 더 좋을 수가 있고, 굵고 짧게가 좋지만 가늘고 길게가 더 좋을 수가 있는 등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4월은 가장 잔잔한 달이 되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봄의 유혹에 들떠서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자신의 길을 제대로 가지 못한다면 봄은 가장 잔인한 달이 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황무지(The Waste Land)

T. S. Eliot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기억과 욕망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대지를 망각의 눈으로 덮어주고

가냘픈 목숨을 마른 구근으로 먹여 살려 주었다.

슈타른 버거호 너머로 소나기와 함께 갑자기 여름이 왔다.

우리는 주랑에 머물렀다가

햇빛이 나자 호프가르텐 공원에 가서

커피를 들며 한 시간 동안 얘기를 했다.

저는 러시아인이 아닙니다.

출생은 리투아니아지만 진짜 독일인입니다.

어려서 사톤 태공의 집에 머물렀을 때

썰매를 태워줬는데 겁이 났다.

그는 말했죠. 마리 마리 꼭 잡아

그리곤 쏜살같이 내려갔다.

산에 오면 자유로운 느낌이 든다.

밤에는 대개 책을 읽고 겨울엔 남쪽에 갑니다.

 

이 움켜잡는 뿌리는 무엇이며,

이 자갈 더미에서 무슨 가지가 자라나오는가?

사람들이여, 너는 말하기 커녕 짐작도 못하리라

네가 아는 것은 파괴된 우상더미뿐

그곳엔 해가 쪼여대고

죽은 나무에는 쉼터도 없고

귀뚜라미도 위안을 주지 않고

메마른 돌엔 물소리도 없느니라.

단지 이 붉은 바위 아래 그늘이 있을 뿐

(이 붉은 바위 그늘로 들어오너라)

그러면 너에게 아침 네 뒤를 따른 그림자나

저녁에 너를 맞으러 일어서는 네 그림자와는 다른

그 무엇을 보여주리라

한 줌의 먼지 속에서 공포를 보여주리라

<바람은 상쾌하게 고향으로 불어요.

아일랜드의 님아 어디서 날 기다려 주나?>

"일년 전 당신이 저에게 처음으로 히야신스를 줬다.

다들 저를 히야신스 아가씨라 불렀어요."

-- 하지만 히야신스 정원에서 밤늦게

한아름 꽃을 안고 머리칼 젖은

너와 함게 돌아왔을 때

나는 말도 못하고 눈도 안보여

산것도 죽은 것도 아니었다.

빛의 핵심인 정숙을 들여다 보며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황량하고 쓸쓸합니다, 바다는>

 

유명한 천리안 소소트리스 부인은

독감에 걸렸다.

하지만 영특한 카드를 한 벌 가지고

유럽에서 가장 슬기로운 여자로 알려져 있다.

이것 보세요. 그녀가 말했다.

여기 당신 패가 있어요.

익사한 페니키아 수부이군요.

(보세요, 그의 눈은 진주로 변했어요.)

이건 벨라돈나, 암석의 여인

수상한 여인이예요.

이건 지팡이 셋 짚은 사나이, 이건 바퀴

이건 눈 하나밖에 없는 상인

그리고 아무 것도 안 그린 이 패는

그가 짊어지고 가는 무엇인데

내가 보지 못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교살당한 사내의 패가 안보이는 군요!

물에 빠져 죽는 걸 조심하세요.

수많은 삶들이 원을 그리며 돌고 있군요.

또 오세요. 에퀴톤 부인을 만나시거든

천궁도를 직접 갖고 가겠다고 전해주세요.

요새는 조심해야죠.

 

현실감이 없는 도시,

겨울 새벽의 갈색 안개 밑으로

한 떼의 사람들이 런던교 위로 흘러갔다.

그처럼 많은 사람을 죽음이 마쳤다고

나는 생각도 못했다.

이따금 짧은 한숨들을 내쉬며

각자 발치만 내려 보면서

언덕을 너머 킹 윌리엄가를 내려가

성 메어리 울로스 성당이 죽은 소리로

드디어 아홉시를 알리는 곳으로

거기서 나는 낯익은 자를 만나

소리쳐서 그를 세웠다.

"스테츤 자네 밀라에 해전 때 나와 같은 배에 탔었지!

작년 뜰에 심은 시체에 싹이 트기 시작했나?

올해엔 꽃이 필까?

혹시 때 아닌 서리가 묘상을 망쳤나?

오오 개를 멀리하게, 비록 놈이 인간의 친구이긴 해도

그렇잖으면 놈이 발톱으로 시체를 다시 페헤칠 걸세!

그대! 위선적인 독자여! 나와 같은 자 나의 형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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