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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여행] 노고단 구름바다에 빠지려면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돈the리치 2023. 11. 8.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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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천왕봉 일출을 보려면 3대가 내리 덕을 쌓아야 한다는데 지금부터 1대째이니 언제 될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당연 차선책은 노고단 일출이 아닐까.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이라는 이원규님의 시를 자주 읊조리다 보니 단풍도 단풍이거니와 노고단 일출이 꼭 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간절해 진다.

 

시월의 마지막 주말에 가기 위해 미리 국립공원공단 예약시스템 (knps.or.kr)에서 지리산 노고단 탐방로 예약을 해놓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꼭두새벽에 어젯밤 부리나케 준비해 놓은 컵라면, 김밥, 삶은 계란 등이 들어있는 백팩을 가지고 무작정 지리산노고단주차장(성삼재주차장)으로 향한다.

​새벽 5시쯤 주차장에 도착을 했는데 벌써 노고단을 향해 올라가는 사람이 많다.

주차장도 장난이 아니라 조금 아래쪽으로 내려가 주차를 한다. 주차와 동시에 백팩을 매고 바로 노고단을 향한다.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시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 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지금도 덕을 쌓기 위해 끊임없는 인내와 노력 중이라 노고단 일출이라도 제대로 봐야지 하는 마음에 랜턴도 없는데 발걸음에 조바심이 담기는 것 같다.

10월의 마지막 주 일요일에 지리산 노고단에 오르는 것은 나름 열심히 준비한 시험이 떨어진 것도 있지만 11월 수능이 있기에 수능을 잘 치라는 소원을 빌기 위함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새벽 안개가 자욱했지만 두 눈 부릅뜨고 서둘러 성삼재 주차장에 온 것인지도 모른다.

 
 

가볍게 몸을 풀 겨를도 없이 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아주 깜한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노고단으로 가는 산길(지름길)을 택하고 진격하는 등린이가 된 것 같다.

노고단 탐방로는 올라갈 때는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다가 본격적인 탐방로에 가서야 서리(feat. 눈)이 내려 미끄러워서 조심 조심 올라가야 할 것 같다.

지리산 노고단은 언제와도 좋은 곳이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마력을 지니고 있는 곳이다.

 
 

 

노고단 고개에서 미리 예약한 QR코드를 확인하고 정상 부근으로 들어서니 6시가 넘어서면서 점점 주변이 밝아오는데 데크(계단)길은 온통 하얀 색이다. 눈 같은 서리가 살짝 내려 앉은 것이다.

올라갈 때는 못봤으나 내려갈 때 본 노고단의 단풍은 오색찬란한 울긋불긋하고 화려한 단풍은 아니지만 가을을 느끼고 즐기기에는 오히려 더 좋은 것 같다.

노고단 정상은 사방이 온통 붉은 색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중이다. 날씨가 조금 흐려서 그런지 아니면 새벽이라 그런지 운무가 배경화면을 아주 은은하게 장식하고 있다.

 

언젠가 한 번은 꼭 보고 싶은 천왕봉 일출은 아니지만 노고단 일출만으로도 너무나 벅차오르는 감동과 환희를 느끼게 된다.

지리산 노고단! 개인적으로 본격적인 지리산 도전의 서막을 장식하는 곳이다. 아직 못 가보고 안 가본 지리산이 많지만 그래도 조금씩 고도를 높여가는 중이기에 걱정하지는 않는다.

 

성삼재 탐방로 입구는 오전 3시부터 개방된다. 노고단까지는 2.3km로 그리 어려운 곳이 아니다.

산행(등산)에 자신이 없다면 데크(계단)길 보다는 편안한 길(임도)을 택하면 된다.

노고단 정상은 인터넷 예약이 필수이고 특별보호구역이라 개방 시간도 오전 5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제한된다.

 

노고단탐방지원센터를 체크인(통과)하면 정상까지 700m 정도 편안한 나무 덱 길인데 미끄러울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해발 1,507m 노고단 표석과 돌팝 앞에서 긴 줄을 기다리며 사진을 찍고 일출을 기다린다.

하늘이 점점 붉그스럼해지면서 천왕봉과 반야봉 등 머지않아 오르게 될 봉우리가 보인다.

 

노고단은 전남 구례군에 있는 지리산의 봉우리 중 하나이다. 노고라는 말이 "늙은 할머니"라는 뜻으로, 지리산의 마고할미 성모를 가리킨다고 한다.

노고단 일대의 운해 즉 노고운해는 지리십경 중의 하나라고도 한다. 아무튼 지리산이 나를 부르는 날에는 지리산에 가야 한다.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행여 견딜만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이원규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시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 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노을을 품으려면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유장한 바람으로 오고

피아골의 단풍을 만나려면

먼저 온 몸이 달아오른 절정으로 오시라

굳이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불일폭포의 물 방망이를 맞으러

벌 받은 아이처럼 등짝 시퍼렇게 오고

벽소령의 눈 시린 달빛을 받으려면

뼈마저 부스러지는 회한으로 오시라

그래도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세석평전의 철쭉꽃 길을 따라

온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오고

최후의 처녀림 칠선계곡에는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만 오시라

진실로 진실로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섬진강 푸른 산 그림자 속으로

백사장의 모래알처럼 겸허하게 오고

연화봉의 벼랑과 고사목을 보려면

툭하면 자살을 꿈꾸는 이만 반성하러 오시라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행여 견딜만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꽃 피는 시절​

이근대

​​

봄이 왔다고

세상의 모든 꽃들이 동시에 피지는 않는다.

계절 따라

제각기 피어나는 시절이 따로 있다

피는 시절이 다르다고

꽃의 아름다움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언제 피든 세상의 모든 꽃들은

예쁘고 향기롭다.

사람의 꿈도 마찬가지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꿈을 꾼다고 해서

똑같은 시기에 꿈을 이루진 않는다.

사람마다 꿈을 이루는 때가 다를 뿐이다.

조금 늦게 오른다고

정상의 의미가 퇴색하는 건 아니다.

세상 모든 정상은 가슴 벅차고

언제 오르든 감동과 감격이 파도치는 법이다.

조금 늦었다고 초조해 마라.

늦었다고 생각될 때

가장 좋은 열정이 나온다.

 
 

[지리산 노고단 예약시 주의사항]

인터넷 예약을 통한 제한적 출입허용

 

- 인터넷으로 예약하면 카카오 알림톡을 통해 QR코드가 전송됩니다.

- 전송된 QR코드를 현장에서 자동확인 시스템에 태깅 후 입장합니다.

- 1인 10명까지 예약 가능 / - 16:00까지만 입장 가능

<알림마당 - 공지사항을 확인해주세요.>

1. 기상특보로 인한 탐방로 통제 및 해제 여부(호우, 태풍 등)

2. 구례 군도 12호선 도로 통제 및 해제 여부(동절기 결빙, 사면붕괴, 낙석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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