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이 빠르다고 먼저 도착하는 것도 아니다?

 

 

 

1월

박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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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백 육십 오리의 출발선에서

이미 호각은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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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차게 달리는 사람과

천천히 걷는 사람과

이제 첫 걸음을 떼는 틈에서

나도 이미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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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이 빠르다고

먼저 도착하는 것도 아니고

걸음이 더디다고

꼴찌를 하는 것도 아니다.

 

먼저 핀 꽃이 일찍 시들고

늦게 핀 꽃이 더 아름답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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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 먼 미로에

네비게이션 없이 가는 나그네

절망의 숲을 통과한 후

메마른 대지를 터벅걸다

그 지루한 날들을 견디며

컴컴한 밤길이 두려워도

밤하늘의 별 빛을 따라

새 아침의 그날을 맞아야 한다. ​

 

마음은 이미 확정 되었고

의지는 쇠보다 단단하다. ​

 

태양은 활짝 웃고

언 나무들도 기지개를 편다.

창공을 나는 새들과 함께

몸은 종이처럼 가볍다.

 

 

© kkiernan,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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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출발이 빠르다고 먼저 도착하는 것도 아니고 걸음이 더디다고

꼴찌를 하는 것도 아닌데 정초부터 시끌벅적하다.

 

괜히 나만 뒤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출발선에 서기 전부터 엄청나게 초조와 불안에 휩싸인 것이다.

 

 

© lukeporter, 출처 Unsplash

 

 

이제 출발한지 채 10일도 지나지 않은 상태이다.

 

너무 조바심 내지 말고 건강하고 행복한 부자의 꿈을 향해 꾸준히 달리지는 못할지라도 뚜벅뚜벅 걸음을 멈추지 않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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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사 제자리걸음이거나 뒷걸음이더라도 말이다. 그런 점에서 박인건님의 <1월>이라는 시는 희망을 준다.

 

먼저 핀 꽃이 일찍 시들고 늦게 핀 꽃이 더 아름답기도 하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으며 천천히, 서서히 부자의 길로 들어서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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