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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자. 시작이 반이다. 다시 시작한다면 이룬 것이나 다름없다? 본문
봄 인사
이해인
새소리 들으며
새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봄 인사 드립니다
계절의 겨울
마음의 겨울
겨울을 견디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까치가 나무 꼭대기에
집 짓는 걸 보며
생각했습니다
다시 시작하자
높이 올라가자
절망으로 내려가고 싶을 때
우울하게 가라앉고 싶을 때
모든 이를 골고루 비추어주는
봄 햇살에 언 마음을 녹이며
당신께 인사를 전합니다
2월의 마지막 날이다. 2월은 열두 달 중 가장 겸손하고 짧은 달이다. 봄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우리에게 짧고 명쾌하게 잘 끝내준다.
내일이면 벌써 3월이다. 꽃피는 춘삼월이 오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견뎌냈는지 모르게 한파와 폭설, 미세먼지 등으로 점철되던 겨울을 잘 보내고 있다.
겨우 살아낸 겨울나기, 겨우살이가 아니라 겨자처럼 매운 결단력으로 우울함을 극복해낸 겨울나기, 겨우살이다.
그런 점에서 이해인 수녀님의 시 <봄 인사>는 새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정말 봄 인사를 하는 것 같다. 계절의 겨울 마음의 겨울 궁핍의 겨울 돈줄의 겨울 혼란의 겨울을 견디느라 전부 애쓰고 수고가 많았던 것이다.
다시 시작하자. 높이 올라가자. 시작이 반이다. 다시 시작한다면 이룬 것이나 다름없다.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등만 높이 올라가는 게 아니라 우리의 텅장 잔고, 우리의 부자지수, 우리의 자산, 우리의 건강, 우리의 행복지수 등도 높이 올라가야 할 게 아닌가 싶다.
이 시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절망으로 내려가고 싶을 때 우울하게 가라앉고 싶을 때 모든 이를 골고루 비추어주는 봄 햇살에 언 마음을 녹이며 다시 한 번 마음을 다 잡고 건강하고 행복한 부자의 꿈을 향해 나를 갖추어 나가자.
우리가 아등바등 하는 사이 나무도 꽃도 안간힘을 써가며 자신의 빛깔과 향기를 뿜어내고 있다.
봄 인사는 따로 없다. I see you! We see you! You see me? You see us? 나는 당신을 본다. 우리는 당신을 본다. 당신은 나를 보고 있나? 당신은 우리를 보고 있나?
이게 바로 영화 <아바타>에서 말하는 봄이고 내가 말하고 싶은 봄이다. 봄은 사랑이다.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고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고 자신의 몸과 마음을 사랑하고 소통하는 것이 진정한 봄 인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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